2010년 11월 24일 수요일

대체 학교는 누구의 것입니까?




저는 한국애니메이션 고등학교 졸업생입니다.
대학교에 와서도 계속 의문을 품고 있었습니다. 대체 학교는 누구의 것인가?
저희 대학교 강단에서 한 교수님이 당연하다는 듯이 말했습니다.
설마 여러분, 학생이 이 학교의 주인이라고 생각하시는 건 아니겠죠?

그렇다면 대체 학교의 주인은 누구입니까?
교육청입니까?
교장인가요? 재단인가요? 나라인가요?
히틀러의 나치즘과 별다를 게 없는 노릇입니다. 유용성만 따진다면 세상의 모든 예술은 하나만 그려야 하죠. 나라에 대한 충성, 그 뿐입니다. 하지만 그 충성은 진정한 게 아닙니다. 강요된 이상 어떤 것도 진실될 수 없다는 걸 알고 있을 겁니다.
 학교 관리자 몇 분이 이 사항을 결정했다는 것이 더 통탄할 노릇입니다. 그동안 뭘 보셨나요? 썩은 된장국처럼 거무죽죽하게 떠 있는 부레옥잠이요? 아니면 1년마다 갈아치우는 화단이요?

 저희 학교는 화단에서 피는 꽃을 키우는 게 아니라 사람이라는 꽃을 키우는 게 목표가 아니었나요?
 아예 농업 고등학교로 학교를 바꾸면 더 낫겠군요.
 
 이 사안이 터무니 없다면 만약 실용화되었을 경우 책임은 누가 지실 겁니까?
 애당초 학교에서 이런 일이 있었다는 말이 나왔을 때 모두가 믿었다는 것, 이건 무얼 말하는 것이라 보십니까? 학교에서는 '믿을 거리'를 주지 않았습니다. '여지'라는 게 있습니다. 졸업생들은 바보가 아니고, 순순히 넘어갈 생각도 없습니다. 오해라는 말만 하지 말고 중장기 발전 계획 보고서를 어떻게 내셨는지 말씀해 주셨으면 합니다. 제출하지 않았다고 하신다면 교육청에 물어보고, 대답해 주지 않는다고 한다면 이 또한 어떻게든 답변을 얻어내고 말겠습니다.
 
 취업, 진학, 사실 이 두 개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면서도 잘 모르겠습니다.
 학교에서 가르치고자 하는 것이 이것이라면 왜 이 학교에 교장으로 오고 교감으로 오셨나요?
 수상 실적을 의기양양하게 뽐낼 수 있어서?
 학교 겉이 예쁘니 화단도 마음껏 꾸밀 수 있어서?
 
 학교에서 '먹이고 재워주는' 건 학생이지만, 학생들도 자원적으로 자퇴를 할 수 있습니다.
 학교에서 먹고 자며 생활하는 건 학생입니다.
 그 학생들을 도와주고 지원해 주는 게 학교입니다.
 사업체를 꾸리실 생각이시면 선생님을 그만 두시고 지금이라도 취업 전선에 뛰어드시면 됩니다.
 황금광시대처럼 질서정연하고 아름다운 반복 패턴만 볼 수 있습니다. 거기선 저 같은 불량품은 나오지 않습니다. 완성품 가득한 사회로 가시길 추천드립니다.





이 이메일을 받은 출처는 혹시나 피해가 갈까 밝히지 않겠습니다.

이메일로 받았어요. 퍼뜨려야 할거같다고 생각하고있기에 여기에 올립니다.

 

 

 

(이메일 내용)

 

얘들아 지금부터 아주 중요한 얘기를 하려고하니 길이 조금 길더라도 모두 잘 읽어주길바래.

얘들아 지금부터 아주 중요한 얘기를 하려고하니 길이 조금 길더라도 모두 잘 읽어주길바래.

아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현재 우리학교에 근무하고있던 산학겸임교사들(김정운,박정준,손기영,박성민)을 학교가 해고하려고 하고 있단다.

이유인 즉은 소위 비정규직법안 때문이야. 다음해(2011년)에 우리들을 재임용할경우 산학겸임교사는 무기한계약제로 전환이 되는데 학교와 경기도교육청의 과학직업교육과가 이를 원치 않기 때문인거야.

다시 말하면 아무런 잘못도 하자도 없이 그냥 해고를 통보하고 있다는거야. 일부사람들의 독단적인 결정으로 우리산학겸임교사들은 정든학교와 학생들을 떠나게 된단다. 그래서 산학겸임교사들은 내년3월부터 학교와 교육청을 상대로 소송을 진행하려고 그동안 여러가지 준비를 해왔어. 그런데 이시점에서 학교는 학교발전중장기계획(안)이란 것을 암암리에 작성했고 이문서는 이미 상부에 보고가 올라간 상태란다.

 

이 학교발전 중장기계획(안)의 가장 충격적인 안은 영상연출과의 폐지란다. 그간 학교에 수많은 수상실적을 가져온 영상연출과를 학과유지에 드는 비용이 너무 많다는 이유로 폐지한다는구나.

그리고 이 안건에는 만화. 애니메이션과에 대한 내용도 포함이 되어 있지.

만화와 애니메이션과를 통합하고 애니과를 컴퓨터그래픽과 3D애니에 중점을 둔 학과로 개편하겠다는 거야.

마지막으로 우리학교에서 가장 이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학과는 컴퓨터게임과라고 말하면서 컴퓨터게임과만이 현체제를 그대로 유지한다는 내용이란다.

애니과를 컴퓨터그래픽과 3D애니과로 만든다.... 이것은 애니과를 컴퓨터게임제작에 필요한 그래픽들을 제작하는 과로 전락시키겠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겠지

너희모두 알겠지만 그간 우리 만화창작,애니메이션과, 영상연출과는 해마다 다수의 작품들을 만들어내며 국내 및 해외 대회에서 수많은 수상실적을 올려왔었단다. 이는 타의 추종을 불허해왔다. 이것은 교장,교감선생님이나 일부 미술부장교사들이 아니라 바로 학생들과 전공을 지도하는 교사들이 만들어낸 실적이란다. 그리고 그러한 실적들이 우리 애니고의 이름을 드높이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건 다시 언급할 필요도 없겠지.

개교10년이라는 짧은역사 안에서 우리는 대한민국 최고의 만화.애니.영상,게임 학교로서의 위상을 지켜왔다. 그런데 이 학교가 몇몇사람들의 손에 의해 망가져 가고 있는거야. 이것은 비단 재학생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졸업생들아....생각만해도 아련한 이 애니고가 앞으로는 취업을 위한 학교로 바뀌게되고 우리같은 전공교사들을 1년에 한번씩 갈아치운다니..과연 이러고도 애니고가 지금과같은 명성을 유지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니?

 

또한 이 학교발전중장기 계획에는 다른의도도 숨어있는거 같다. 현재 우리가 진행할려는 소송은 여러 변호사의 의견을 종합해본 결과 승소할 확률이 크다고 하는구나. 그런데 승소를 해도 학과가 개편되면 다시 복직할 수가 없다는거야. 학교는 이것을 알고 미리 손을 쓰고 있다고 판단된다.

 

맨처음의 시작은 산학겸임교사들의 부당해고에 대한 억울함을 알리는 거였지만 이제 이문제는 산학겸임교사의 해고를 벗어나 학교의 미래를 결정짓는 사안으로까지 나아가게 된거란다.

 

누가 이학교의 주인인 것이니? 교장.교감,전공부장?? 그들은 이학교의 주인이 아니야. 이학교의 주인은 교육의 직접적인 수혜자인 학생과 학부모인거야. 그런데 관리자와 전공부장은 쉬쉬하며 학생과 학부모를 고려하지 않은 문건을 작성해서 상부에 보고하고도 여지껏 이것을 동료교사 선생님들에게 공개하고 있지 않은 상태란다.

 

이런 사람들에게 이학교가 누구의 학교인지를 보여줘야할 때가 왔다고 생각이 된다. 그들은 지금까지 이밖에도 여러가지 사안을 독단적인 결정을 하고 진행해왔단다. 그리고는 학교구성원에게 이를 통보하는 식의 자세를 유지해왔지. 그러나 이번만큼은 그렇게 넘겨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단다. 그들은 이 문건이 단순히 보고를 위한 문건이었다고 주장하지만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고 문서화시켜 상부에까지 보고했는데 어떻게 이것이 단순한 보고용이라는 것이겠니?

 

만화와 애니메이션은 그 교육과정이 완전히 틀리다는 것은 너희들도 잘 알거야. 대학에 진학하게되면 더더욱 절실히 느끼겠지. 애니과 자체도 더 세부적으로 전공을 가르고 있는 이 판국에 만화와 애니를 통합한다는건 발전이 아니라 퇴보라는건 상식으로도 판단할 수 있는 문제란다.

그리고 영상연출과를 폐지한다는 것은 영상연출과의 모든 학생,학부모,교사 그리고 졸업생들 모두를 기만하는 행동이 아닐 수 없구나.

 

애니과의 경우 컴퓨터그래픽과 3D 애니라는 방향을 잡았다면 앞으로 애니고에서는 일년에 단 2,3편의 작품도 제대로 내지 못할꺼야. 3D는 간단히 배워서 작품을 만들어 낼 수 파트가 아니니깐...아마도 학교관리자나 일부 미술교사에게 점수와 상금을 안겨줄 기능경기대회에 써먹기엔 좋을지도 모르겠구나... 만화과도 애니과도 작품의 수준은 떨어지고 편수는 줄어들게 되는 현상은 불보듯 뻔할꺼야.

 

얘들아 한국애니메이션고등학교가 이렇게 망가지는 것을 나는 더이상 두고볼수가 없구나. 재학생 졸업생 너희모두가 이문제에 관심을 갖고 학교를 지켜내길 진심으로 바란다. 애니고는 너희들의 것이란걸 잊지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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