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8월 30일 월요일

의사가 무슨 말을

 

 

 의사는 나한테 말했다.

 

   발끝부터 3분 요리 패키지에 든 냉동닭처럼 잘게 부서지고 쪼개지고 하얗게 식어가는 기분이 어때요?

  

 나는 이게 바로 죽음으로 향하는 언어라고 생각했다. 살고 싶다고 생각했다. 사실 내 주변에는 죽고 싶어서 죽은 사람도 있지만 살고 싶어서 버둥거리다가 죽은 사람들도 있다. 그런 사람들을 보노라면 왠지 나도 그렇게 될 것 같다. 쏘우가 우리에게 말해주는 건 하나. 자신에게 솔직해지라는 것. 그런데 솔직해지는 순간 우리는 하나의 권력자가 아니라 그저 초라하게 서 있는 인간, 짐승과에 속하는 것을 보게 된다.

 난 시방 짐승이다. 그냥 이름 붙이고 부르고 어떻게든 내 것으로 만들어야만 성에 차고 그러면서도 계속 다른 것을 찾아 헤매는 짐승. 아이들은 내가 약간 중2병에 걸렸거나 조증에 걸린 이상한 아이라고 생각한다. 그 말이 맞다. 나는 그런 사람이고 싶다. 한없이 행복하고 한없이 자신에게만 관심을 기울이는 사람이 되고 싶다.

 

 어렸을 때 우리 집안의 모토는 '잘한 것도 없는데 울어'였다. 그래서인지 나는 타인의 통증에 민감하다. 그 사람이 울고 속상해 하는 게 얼마나 힘들면 울고 속상해할까 싶다. 허나 나는 묘하게도 제 때 울질 못한다. 울고 떼쓰는 아이가 부러웠던 적이 한두번이 아니다. 문제는, 이런 사람이 의외로 이 사회 속에 많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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