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8월 2일 월요일

글을 정말

 

 

 발로 쓰나

 머리가 아니라 발로 쓰는 느낌이다.

 한 때 레포트 기계로 불렸을 정도로 레포트가 쌓이고 쌓여 하루만에 후닥닥 처리한 적이 있었다. 그 때 대충 소주제와 간략한 메모만 해놓고 레포트를 써서 내고 써서 내고 했는데 이번 리뷰도 그렇게 되어버렸다. '인셉션'을 좀 더 다른 시각으로 읽어보고 싶었는데 도중에 이상한 생각들이 끼어들어서 교통정리도 제대로 못하고 1차로 끝내버렸다. 2차로 들어가서 아예 림보에서 뒹굴어야 하는데. 누가 어설픈 1차에서 빠져 나오게 킥좀 해줘!

 정말 다행인 것은 여기에 오는 친구는 내 글에 뭐라고 딱히 태클을 걸지 않는다는 것. 그래서 매번 아슬아슬하게 피해갈 수 있다는 점이다. 무엇에? 글의 질에. 글의 퀄리티에. 다른 방문자들도 그렇다. 사실 매번 검색어에 걸리면서 오는 사람들이니 그렇지. 그런데 미안하게도, 글 제목에 따르는 글 내용에는 그들이 찾는 정보가 없다.

 너무 더워서 밖에 나가기도 힘들고 글을 쓰기도 힘들다. 파리 꽁무니만 봐도 놀란다. 삭삭 귓가를 스쳐가는 것도 짜증이 나고. 이상하게 글이 절정에 달했다 싶을 때면 파리가 광속으로 귓가를 스쳐지나간다. 결국 쓰려던 것을 놓치고 만다. 동상에 걸려서 덜덜 떨어도 좋으니 겨울이 왔으면 좋겠다.

 이러고선 겨울에는 여름이 왔으면 좋겠다고 할 생각이지.

 '미사고의 숲'을 읽는 중인데 묘하게 졸리다. 요즘에 소설을 안 읽고 시를 읽어서 그런가. 이게 다 조영남의 '이상론' 때문이다. 그걸 읽고 나니 다른 책을 읽고 싶지 않아졌다. 그만큼 좋았다는 게 아니라 그만큼 최악이라서 텍스트를 당분간 거들떠 보고 싶지 않은 것이다.

 스티븐 킹은 묘하게 페미니즘 분위기를 풍긴다.

 검은콩차를 어떻게 끓이나 궁금해서 어머니가 콩 삶는 옆에서 기다렸다가 그 끓인 물을 받아마셨는데 정말...교탁 씻은 물맛이 난다. 직접 마셔본 건 아니지만. 무리수 돋는 비유는 하질 맙시다.

 

 

댓글 2개:

  1. 태을.. 정말 훌륭하다 ㅎㅎ 부러운 삶을 살고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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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또복 - 2010/08/05 21:36
    부럽잖은 삶을 살아야 하는데 ㅜㅠ 눈물이 나요...

    왠지 내일 눈을 뜨면 이불 속에서 한 마리 벌레로 변해 있을 것 같은 기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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